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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서 미사일·병력 감축…중국·러시아 견제 재배치 관측 (2021.6.20)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22. 4. 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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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겨냥해 아시아로 군사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체계와 병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핵 협상 중인 이란보다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는 데 더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CNN 19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올여름 방공장비를 비롯한 일부 군사장비와 병력을 중동 지역에서 철수시키라고 중부사령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방부가 사우디와 이라크, 쿠웨이트, 요르단 등 중동 지역에서 패트리엇 대공미사일 8개 포대를 철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사우디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도 철수하고 중동 지역에 배치된 전투비행중대도 감축한다고 WSJ는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2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이미 이 같은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병력을 빼기로 결정한 데에는 이란과의 관계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자리한다. 이란에 매우 적대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란과 예멘 친이란 반군(후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막는다는 이유로 사우디 등 걸프 지역에 대공력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정부는 이란핵합의(JCPOA) 복원을 추진하면서 군사력 대치보다 협상으로 갈등을 풀어나가려 하고 있다. WSJ는 사우디가 후티 반군의 로켓 공격 대부분을 직접 막아내는 등 방위력을 상당히 개선한 점도 미군의 일부 철수를 가능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오는 9월11일까지 완전히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1일부터 이미 단계적인 철군이 시작됐다.

CNN은 “중국과 러시아가 앞으로 야기할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분쟁에서 발을 빼려는 미국의 급격한 전략적 전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에 맞서 전 세계 미군 배치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다음달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WSJ는 전했다.

다만 WSJ는 “사우디에서 철수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반드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재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악관도 아프간에서 철수한 병력 중 일부는 중동 지역에 재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중동 지역에서 미군이 줄어든 틈을 타 영향력 확대를 추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의 규모가 줄어도 중국과 러시아의 계획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 당국자들은 말한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지상군은 일부만 감축되는 것일 뿐 중동 지역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면서 “미군은 앞으로도 공동군사훈련 등을 통해 주둔국과 깊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며 그 어느 나라도 미국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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