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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콜로라도주 마리화나 판매 합법화...세계 곳곳 '마약과의 타협'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14. 1. 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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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마약과의 타협’으로 돌아서려 하는 것일까. 우루과이가 세계 최초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한데 이어, 라틴아메리카 ‘마약과의 전쟁’을 지원해온 미국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마약 판매가 허용되기 시작했다. 

 

미 콜로라도주에서 의료용이 아닌 ‘오락용’ 마리화나가 합법 판매된 첫날인 1일 오전 8시. 마리화나 판매점 앞은 문을 열기도 전에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마리화나를 소지했다가 감옥에 갔다왔다는 제임스 아론 램지는 “오늘 이곳에서 합법적으로 산 마리화나 영수증을 액자로 만들어 집에 걸어둘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콜로라도는 2011년 주민투표를 통해 오락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21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최대 1온스(28.3g)까지 마리화나를 살 수 있다. 미국에서 오락용으로 마리화나를 사고팔 수 있게 한 곳은 콜로라도주가 처음이다. 워싱턴주도 올 상반기 중 판매를 허용할 예정이고, 메인주와 미시간주의 일부 도시도 조만간 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 국가들의 ‘마약과의 전쟁’을 지원해온 미국의 ‘변심’은 마약 합법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남미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페르난도 벨라운사란 의원은 콜로라도 마약 판매 법안이 통과됐을 때 “그동안 비싼 대가를 치르며 미국을 마약에서 지켜줬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12월24일 대통령이 마리화나 재배와 유통을 국가 통제 아래 두는 법안에 서명, 세계 최초의 마약 합법화 국가가 됐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등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이 힘을 잃은 배경으로는 정부의 재정난이 꼽힌다. 마약거래의 거점지역인 멕시코에서만 연간 거래규모가 연간 400억~600억달러에 이르는데, 마리화나가 그중 60%를 차지한다. 이를 합법화,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약거래를 양성화함으로써 마약카르텔(갱 조직)의 기반을 허물고 마약 밀거래 과정에서 생기는 범죄를 오히려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과 페르난두 엥히케 카르도수 전 브라질 대통령 등은 “지나친 통제가 암시장과 갱 산업의 원인”이라며 양성화와 통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여전하다. 콜로라도대 병원 산하 중독치료 센터 관계자는 “청년층 마약 중독자가 늘 것”이라며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유엔도 “마리화나 합법화는 마리화나 흡연 연령만 낮출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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