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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물' 지키려 나선 알제리 마을, 거대 석유기업과 맞서다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15. 3. 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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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물을 지키기 위해 나선 알제리 주민들이 거대 석유기업과 알제리 정부에 맞서 ‘계란에 바위치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제까지 아랍권 국가에서 환경문제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시위는 아랍권 TV 채널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알제리는 물론 북아프리카 전체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지난 1월부터 알제리 시골마을인 아인 살라(Ain Salah) 주민 수천명은 매일마다 사하라 한복판에서 시위를 벌였다. 700억달러(약 78조5700억원) 규모의 셰일가스 개발 계획을 막기 위해서였다. 


알제리는 중국,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에서 셰일가스 매장량이 세번째로 많은 국가다. 알제리 정부는 2013년 셰일가스 개발 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면서 미 석유기업인 핼리버턴과 프랑스 석유기업인 토탈 등을 사업 파트너로 삼았다. 당시 알제리 총리는 “신이 우리에게 선물한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셰일가스 개발 반대 시위에 나선 알제리 주민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셰일가스 시추 작업이 진행되면 안그래도 부족한 사막의 지하수가 모두 오염될 것”이라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사하라 사막 일대의 지하수는 알제리, 리비아와 튀니지가 공유하고 있다. 


시위대는 핼리버턴사의 공사 장비시설을 점거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정부는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지만, 주민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위를 벌였다. 마을 여성과 어린이들까지 모두 참여했다. 시위대를 이끈 학교 교사 파티하 토우니는 “작물과 가축에게 물을 주기 위해서 우리는 사막의 지하수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실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 공사가 얼마나 위험한지 세상 사람 모두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셰일가스 시추작업은 셰일가스가 있는 깊숙한 지하 암반층에 강한 압력을 가해 균열을 내야 한다. 환경운동가들은 이 과정에서 쓰여지는 화학약품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해 왔다. 시위는 알제리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알제리 야당은 물론 자원 개발의 혜택에서 오랫동안 소외돼 온 남부 지역 주민들까지 아인 살라 주민들과 연대하고 있다. 

영국에 있는 리스크 컨설팅사인 ‘아프리카 매터’의 이마드 메스두아는 “이제까지 이런 주제(환경)가 전국적인 논란의 화두로 떠오른 적이 없었다”면서 “알제리 주민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천연자원을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인지 스스로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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