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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허무한 당신 인생 철학 찾아라 [책과 삶]

by 정소군 2022. 3. 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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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철학이 필요한 순간
ㆍ스벤 브링크만 지음·강경이 옮김
ㆍ다산초당 | 276쪽 | 1만5000



책은 물론 영화, 노랫말 등 곳곳에서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들이 폭발하고 있다.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물을 때는 주로 사는 게 허무하거나 불안할 때다. 그런 현상 자체가 무언가의 부재를, 목마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려주기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다. 다만 저자는 삶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태도’ 또는 ‘관점’을 제시한다. 새로울 것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온갖 코칭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심리학 책과 자기계발 서적들이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가. 하지만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심리학 대신 철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는 “우리 사회는 갈수록 삶을 도구적으로 바라보고 사랑과 우정까지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여부를 따진다”면서 “안타깝게도 심리학이 이런 도구화 현상에 한몫을 했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심리학은 현대사회에서 유사 종교의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의 세속사제는 심리학자와 자기계발 전도사이고, 신이 있던 우주의 중심은 ‘자아’가 대신 차지했다. 그러나 “종교에서 신은 존재 자체가 목적인 반면, 심리학은 목적 없는 수단을 제공한다”.

저자는 “심리학은 자기계발에 도움을 줄지는 몰라도 개인을 사회·윤리적으로 성숙시키지는 못한다”면서 철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철학적 사고를 통해 도구화와 효용주의적 사고에 맞서는 단단한 인생철학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니체, 아렌트, 데리다 등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철학자 10명의 사상을 통해 존엄성, 진실, 책임, 사랑, 용서 등 10개의 관점을 제시한다. 영화나 소설 등 구체적인 사례도 활용해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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