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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작은 마을 둘러싸고 이스라엘-미·유럽 긴장 고조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15. 7. 2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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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작은 마을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미국·유럽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서안지구 헤브론 바로 아래 위치한 작은 마을 ‘키르베트 서시야’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 정책에 따라 허물어질 위기에 처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잇따라 강한 어조의 비판 성명서를 내면서 이스라엘에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곳의 유대인 정착촌 사이에 섬처럼 포위돼 있는 키르베트 서시야는 팔레스타인 주민 300여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주민들은 원래 이 지역에 동굴집을 짓고 살았지만 1986년 이스라엘이 이들의 거주지역을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한 차례 쫓겨났다. 주민들은 인근에 다시 집을 짓고 정착했지만 이후 2001년 2차 인티파다가 벌어졌을 당시 이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인 한명이 사망하자, 이스라엘 당국은 또 다시 마을의 집들을 모두 파괴하고 주민들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현재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난민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에 이스라엘은 키르베트 서시야를 세번째로 허물려 하고 있다. 이들이 짓고 사는 텐트가 불법 구조물이란 이유다. 이스라엘은 마을을 밀어낸 후 그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하나 더 짓겠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은 “이스라엘 당국은 단 한번도 우리에게 집을 짓고 살 권리를 허락해 주지 않았다”면서 지난 5월 이스라엘 법원이 행정명령을 중지시켜 달라고 청원을 냈다. 하지만 이들의 청원은 기각당했고, 이스라엘 당국은 조만간 불도저를 동원해 마을을 철거할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과 유럽은 이스라엘이 키르베트 서시야를 세번째로 허물어버릴 경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이 마을의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마을을 허물고 강제적으로 주민을 이주시키려는 이스라엘의 방침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EU 대사는 최근 한달 새 키르베트 서시야를 두번이나 방문했다. 그만큼 철거를 막기 위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EU 외무부장관들은 마을 철거계획을 백지화하라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우방’이었던 미국과 유럽은 지난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한 후부터 이스라엘의 강경 일변도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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