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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헌재, 부패권력 처벌 앞장선 여성 검찰총장 임기 단축 논란

국제뉴스/국제인물

by 정소군 2014. 2.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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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재벌 주장에 굴복 “전임자 임기까지만 근무하라” 판결


과테말라 헌법재판소의 석연찮은 판결로 검찰총장직에서 중도에 쫓겨나게 된 과테말라 ‘범죄와의 전쟁’ 영웅 클라우디아 파스 이 파스(47)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재판부가 범죄조직과 결탁한 권력층에 굴복한 증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파스 이 파스

과테말라 헌재는 지난 6일 “파스 총장의 임기는 오는 12월이 아니라 5월까지”라며 “5월 이후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파스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난 전임자의 임기까지만 근무해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과테말라 재벌 리카르도 사가스투메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2010년 과테말라의 첫 여성 검찰총장이 된 파스는 마약조직과 결탁한 기득권층을 법에 따라 예외없이 법정 앞에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마약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과테말라에서는 군부세력이 이들과 결탁해 공공연하게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지만, 그동안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아왔다. 

파스는 이런 관행에 칼을 빼든 ‘범죄와의 전쟁’ 영웅이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그는 1980년대 마야인 1700여명을 집단학살한 군부 독재자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 전 대통령을 30년 만에 법정에 세웠다. 재판부는 몬트 전 대통령에게 80년형을 구형했지만 헌재는 절차상의 오류를 문제삼아 원심을 파기해 내년 초 다시 재심이 열린다. 

인권단체들은 파스 총장의 임기 단축에 대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는 과테말라 기득권층은 어떤 로비도 통하지 않는 파스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선거 전에 조금이라도 일찍 그를 쫓아내기 위해 이 같은 꼼수를 쓴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과테말라 인권운동가인 헬렌 마크는 “헌재 판결은 재판부마저 극우 기득권층과 재계에 포섭당했다는 증거”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과테말라 의회는 파스 총장의 후임을 인선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지만, 과테말라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인권단체의 반발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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