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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한 곳서 1110여명 감염...코로나19 온상 된 교도소에 미국도 속수무책 (2021.1.1)

국제뉴스/코로나

by 정소군 2022. 3. 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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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이 된 교정시설을 어떻게 해야 할까. 9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서울 동부구치소뿐 아니라 최근 미국 교소도들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골칫거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지역매체 앵커리지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주에서 가장 큰 구스크릭 교정센터의 총 재소자 1236명 중 90%가 넘는 111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112명에 불과했던 감염자가 하루 만에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미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교정시설을 폐쇄하고 수용자를 여러 교도소로 분산 이송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이 “오히려 다른 교정시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시카고에 있는 한 교정시설 수감자가 창문에 손바닥을 눌러 도움을 청하고 있다.   / EPA


뉴욕타임스는 31일(현지시간) 자체 집계 결과 이제까지 미국의 교정시설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48만여명에 달하고, 이 중 2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교정시설의 코로나19 현황을 조사하는 ‘코비드 프리즌 프로젝트’ 통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 교정시설 내 양성률은 19.25%로 미국 전체 양성률 11.3%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

교도소는 인구밀도가 높은데다 비위생적이고, 밀폐돼 있는 동시에 새로운 수감자와 교도관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특성상 바이러스가 배양되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미국에서는 교도소 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조기 석방과 불구속 기소를 늘리자는 주장이 제기됐다가 정치인과 여론의 강한 저항을 받기도 했다.

미 교정당국은 코로나19에 감염돼 근무할 수 없는 교도관들이 많아지고 수감자에게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아예 시설을 폐쇄하고 다른 교도소로 수용자를 분산 이송시키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는 11월 말부터 12월 초 사이에 랜돌프 교정센터 등 4개 교정시설의 문을 닫았고, 교도관의 4분의 1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위스콘신주의 오펀 교도소도 한 수감동을 폐쇄하고 수감자 220명을 다른 교도소로 이감했다. 미주리주 하워드 카운티와 파이크 카운티도 지방 교도소 문을 닫고 인근 다른 카운티의 시설로 수감자를 옮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다른 교도소의 밀집도를 높이는 등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감염사례를 추적 연구해 온 노스캐롤라이나 의학대학의 로렌 브링클리-루빈스타인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사람을 옮기는 일은 위험하다”면서 “(여러 교도소의 수감자를) 한 곳으로 통합하는 것은 코로나19 감염률을 크게 높일 수 있어서 권장할만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캘리포니아주 샌쿠엔틴 주립교도소는 다른 시설에서 수감자들이 옮겨온 이후 바이러스 전염이 확산된 사례가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정시설의 수감자를 분산시킬 때는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서울 남부교도소로 이송된 수용자 85명 중에서도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법무부 측은 “동부구치소에서 이송된 수용자들은 기존 남부교도소 수용자들과 분리돼 있었다”며 “동부구치소에서 이동한 이들을 상대로 추가 검사를 한 결과 확진자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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